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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season out/2007-2011 2012/01/08 23:39 posted by 세라비



2주만에 소개팅을 했다. (정확하게는 소개팅이 아니지만 넘어가자) 이전의 여자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겠다.

너무 이야기가 길어지고 작년 이야기니까.



올해 서른의 연상 (원래라면 올레를 외치는게 맞지만 더이상 연상에 대한 기대는 안하기로 해서...)

사진을 봤을땐 별로 예쁘진 않았지만 수비범위에 들어서 (참고로 나의 수비범위는 넓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알고보니 꽤 빡센 회사에서 다니는듯 야근이 잦으시단다. (오죽하면 야근후에 콜택시를 타고 퇴근하는데 이게 잦다보니 기사 아저씨가 뭐하는 회사냐고 물어봤다던...) 게다가 이번주말과 다음주말은 약속이 잡혀있다고... 이런식으로 흐지부지된 경험이 최근에 좀 있었는데, 갑자기 오후에 연락이 왔다. 오늘 칼퇴근 할껀데 시간되냐고. 평소엔 약속이 거의 없이 살지만 그날 모임이 있었는데, 흐지부지 되는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서 양해를 구하고 콜!을 외쳤다. 그렇게 만났는데... 깜놀했다. 사진이랑 많이 다르다. 예쁘지 않은게 아니고 예뻤다. 난 당황했다. 모임약속을 취소하고 나오기는 했지만 별 기대를 안했는데... 그때부터 버벅였다. 처음으로 들어가기로 한집은 대기 시간이 2-30분이래서 패스. 결국 그분이 아는 건물에 갔는데 그분이 가봤던 음식점은 만석이라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 갔다. 완전 어두운데다 곳곳에 촛불이랑 약한 조명이 있는... 메뉴판을 보고는 잠시 당황했다. 이런쪽과는 거리가 멀다 보니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 가격도 천원단위로 되있다는걸 몇장을 넘기고서야 알았고 음료와 빵을 제외하고는 한자리 숫자로 된 음식은 없었다. 잠시 버벅인 뒤에 그냥 무난하게 파스타로 가자. 아는건 까르보나라...19가 적혀있다. 저쪽이 뭘시킬지 두근두근거리며 웨이터를 불렀다. 다행히(?)도 그분도 파스타를 시켰다. 어색한 장소에서 예상과 다르게 예쁜 여성과 저녁식사. 어찌저찌 얘기를 하는데... 이분 말하는게 보통이 아니다. 어찌나 말이 또박또박하고 빠르던지. 정말 처음 접해보는 타입의 여성이었다. 정말 궁금해서 혹시 아나운서 같은거 지망했었냐니까. 신방과 나왔고 1학년때는 기자를 생각했었다더라. 처음에 자기가 이자리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나도 궁금하더라. 성격은 털털한거 같더라. 그리고 회사일에 그렇게 치이면서 주말이라고 집에서 쉬는 타입은 아닌듯.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더라. 여행이나 운동이나 등등. 가끔 씩- 웃는데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매력적이더라. 콩깍지 같은건가. 아무튼 난 소개팅때만 파스타를 먹다보니 이거 또 어떻게 먹는지 까먹어서... 좀 칠칠치 못하게 먹었다. 먹긴 먹는데 뭔 맛인진 모르겠고... 대단한 분이 나온거 같아서 쫄았던거 같다.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감도 안오고 멍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내가 다 먹을때 쯤 되니 그분은 손을 놓으셨다. 맛이 없었나. 잠깐 얘길 하고는 일어날까요? 하니 그러자고 한다. 밖이 추우니 어디갈지 정하고 나서자며 커피? 술? 의 선택지를 던졌다. 그러자 잠시 고민하더니 뭐 드시고 싶냐길래. 난 술! 을 외쳤다. 술이라도 좀 들어가면 개소리든 뭐든 얘기가 좀 나올 것 같았거든. 그리고 나와서 어딘가의 이자까야에 갔는데 만석이라 다른 곳으로, 그곳에도 바에 두자리 말고는 없어서 그냥 거기서 먹기로 했다. 고등어회였나?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그거랑 소주는 좀 그래서 백세주를 시켰다. 난 탈주증세(?)라도 있었는 마냥 연거푸 원샷을 날렸다. 처음에는 서로 따라줬는데 내가 계속 원샷을 날리자 미안해서 그냥 내가 알아서 따랐다. 그렇게 세-네잔쯤 마시니 긴장감이 좀 풀렸다. 그때부터 이런 저런 얘길 나눴는데... 여성분 얘기보다 나의 뻘 과거사만 늘어놓고 (망했다) 가끔 미소를 짓는데... 그거 백만불짜리에요! 라고 외치고 싶었다. 무슨 연예인 닮았다는 얘기 안들어봤냐니까, 잘 모르겠다며, 누구라고 말해줘도 자긴 티비 안봐서 모른단다. 물런 나도 티비를 안보니까 모르지만 어디서 본거 같은 느낌이 있다고 했다. 아무튼 그리 오래 있지는 않았는데 어제 야근(2시쯤 퇴근했단다)해서 피곤해서 이만 가봐야 겠다고 나서기로 했다. 헬렐레 해버린 난 자신있게 계산서를 집어 들었는데 뺏겼다. 싱긋 웃으면서 계속 자기가 내야한다고 해서 아쉽지만(?) 여성분이 계산했다. 나오면서 미리 준비했던 일회용 손난로를 손에 쥐어줬다. 깜짝 놀라며 고맙다고 했다. 버스타고 집에 간다고 해서 올때까지 기다렸는데 또 밖에 나오니 별 얘기는 못했다. 그리고 보내고 난 지하철을 타는데 카톡이 왔다. 조심히 들어가고 손난로 센스 돋네요. 뭐 이런 내용이었던거 같다.

사실 내겐 과분해 보이고 딱히 나한테 관심 갖을 만한 부류의 사람은 아닌거 같은데 그래도 노력해야겠다. 예쁘고, 성격 좋고, 뭐 더 바랄게 있을까?

지금까지 뵈었던 여성분들중 이렇게 강력한 포스를 풍기는 분은 처음인거 같다. (물런 만나본 여성이 별로 없다는 거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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